화장품 관계자는 물론 화장품에 대해 조금이라도 관심있는 분이라면 세포라를 모르는 사람은 없겠죠? 세포라는 LVMH가 운영하는 세계 최대 화장품 편집샵. 전 세계 34개국에서 2,600개의 매장을 운영하며 글로벌 뷰티 시장을 꽉 잡고 있는 유통업체예요.
2019년, 오픈 당일 엄청난 인파를 자랑하는 위용으로 코엑스 1호점을 열었던 세포라는 당해년도에 69억400만원, 2020년도엔 124억9,000만원으로 영업손실을 눈덩이처럼 불리다가 2023년 자본잠식을 겪으며 현재 한국 시장에서 철수한 상황.
‘사자가 자세를 바꾸면 밀림은 긴장한다’는 자동차 카피처럼 세포라는 등장만으로 한국 시장을 떨게 만들었어요. 결과는 국내 소비자에 대한 분석 미흡과 토종기업들의 결사항전으로 초라하게 물러났죠.
비록 우리나라에선 실패했지만 세포라는 세포라- 지금도 트렌드를 이끌며 세계 뷰티의 정점에 굳건히 서 있습니다. 세포라가 제시하는 클린뷰티, 곧 우리의 미래가 됩니다.
클린뷰티 at 세포라
세포라는 온라인과 오프라인 매장 모두에서 클린뷰티존을 별도로 운영해요. 스킨케어부터 바디, 헤어, 메이크업 제품까지 거의 모든 뷰티 카테고리에서 글로벌 세포라 자체 기준을 설정하여 모든 제품을 검증하고 인증마크를 부여해요. 각 브랜드는 제품의 각 단계별 철저한 검사를 통해 세포라가 제시하는 기준을 만족했음을 입증해야 해요. 근데 이 기준, 매우 엄격하고 디테일합니다.
세포라의 클린뷰티 정책은 세 종류로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점진적으로 발전해왔어요.
• 클린 앳 세포라(Clean at Sephora): 제품 안전성 평가
2018년 처음 도입한 프로그램으로 포뮬라와 패키지에 특정 성분을 배제한 제품을 선별합니다. 파라벤, 황산염, 프탈레이트 등 처음에는 13개의 성분을 제외했지만, 이후 금지 성분 목록이 확대되어 포뮬라에 48가지, 패키지에 4가지 금지 성분이 있어요.
클린앳세포라 등장 이후 많은 글로벌 브랜드들이 이 성분들을 배제하여 개발해달라는 요청을 국내에 하고 있어요. 현재 해외 브랜드들에게 이 리스트는 무조건 지켜야 하는 필수 사항처럼 여겨지고 있기도 해요.
• 플래닛 어웨어 앳 세포라(Planet Aware at Sephora): 환경적 안전성 추가
시간이 지나면서 세포라의 기준은 더욱 엄격해져서 환경적 측면도 고려하기 시작했습니다. 플래닛 어웨어 앳 세포라는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만들어진 인증으로 환경 친화적인 브랜드를 선별해요.
포뮬라, 패키징, 기업의 약속, 라벨링- 4가지 섹터에서 지속 가능한 원료 사용, 재활용 가능한 포장재 사용, 탄소 배출 감소 등 세포라가 정한 기준을 충족해야 해요. 단순히 성분의 안전성뿐 아니라 제품의 전체 생애주기로 확장되었죠.
• 클린+플래닛 어웨어 앳 세포라(Clean + Planet Aware at Sephora): 통합적 접근
위의 두 기준을 모두 충족하는 제품에 부여되는 인증입니다. 건강과 환경을 동시에 고려하는 제품이 대상이죠.
이 인증들로 세포라는 더 안전하고 환경 친화적인 뷰티 제품을 선택할 수 있는 기준을 제공해요. 이를 통해 소비자들에게는 지속가능성이 우리의 미래일 수밖에 없음을 알리는 간접 교육을, 화장품 업계에는 더 나은 제품 개발과 지속 가능한 실천을 촉진하는 역할을 하고 있어요.
실제로 세포라는 뷰티 생태계를 바꾸는데 크게 기여했어요. 클린뷰티 기준을 충족하려는 브랜드가 증가하여 클린뷰티 제품의 다양성 증가로 이어졌어요. 또한 기업들은 제품 성분과 생산 과정에 대한 투명성을 높일 수 밖에 없었구요. 다른 리테일러들도 유사한 프로그램을 도입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죠.